1,서시장이 크긴 큰맴다.새 건물에 들어온 지 올해로 4년철이 되여가는데 어느 타향에 가서 공헌하다가 이제야 귀향한 듯한 사모님이 감탄 연발을 하잼까?와 눈이 모자란다야…시장대청이 면적이 크고 볼거리가 넘친다는 뜻이겠습지머…하기야 몰려드는 인파에 련 며칠 멀미를 앓고 있는 중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더니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국경절연휴 같았으면 시장이 활성화되는 건 시간문제겠는데 말입니다. 막걸리도 김치도 또 마른 명태에 젓갈이며 된장을 와늘 싹쓸이를 해가 듯…고추가루는 신기한 듯 사진만 찍어가고 마니 사야 십원이니 앞으로 삼십년을 기약하고 만만디 잘 될거라는 기대로 오늘 하루도 버텼다는 겜다.하기야 그 내일이 없으면 어디 살겠슴까?우에층에서는 무얼 파는가?막걸리는 뉘집 거 사라는가?순대는 어디서 파는가?어찌두 물어보는지 저녁녘이 되자 슬슬 대답이 거칠어지자 하는 것도 애써 꾹꾹 참고 연길서시장의 이미지를 먼저 생각했다는 것이 절로도 모질 대견하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슴다… ㅎㅎ아까는 고추가루를 찍으면서 별로 이리 환한 얼굴도 같이 찍는 것 같았는데 찍히는 게 싫기는 하지만 이왕 찍히는 거면 눈을 감은 걸 찍지는 않았는지? 아주아주 옛날에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에 홀 그만 눈을 감고 찍었더니 먼 후날 친구의 아들내미가 “아재 잔다, 베개 갖다주자”면서 뒤뚱뒤뚱 베개를 질질 끌고 나오더라는 얘기를 합데다. 그래서 간혹가다 사진을 찍을 때면 눈을 크게 뜨느라고 여간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다는 건 오래된 나만의 비밀임다.오늘따라 홀쭉한 돈주머니가 너무 가벼워서 백 원짜리 두장으로 십 원짜리 스무장을 바꿔넣고 부피가 주는 안도감에 안심하면서 퇴근준비…오늘도 무탈한 하루에 감사하면서 횡설수설~2,비가 온다네…움직이기는 싫고 그냥 선자리서 길게 목을 빼들고 문쪽을 보니 이제 겨우 세 시 반에 어둑어둑하다.기껏해야 가을비인데 얼마나 쏟아진다고 우산을 챙겨오지 않은 이들이 우산을 사느라고…가을비는 아낙네들 팔소매처럼 인차 걷는다는 말도 있던데 이제 퇴근할 때쯤이면 파랑하늘이 훤하게 펼쳐졌으면 좋겠다.한가하니 물티슈 한 장 뽑아들고 저울판도 닦고 아끼느라 발자국 흔적도 닦았다. 아주아주 오래만에 하는 닦는 시늉인데“에구 알뜰하기도 함다”누군가 혼자말처럼 하면서 지나가는데 매나네 흐흐 웃음이 나는 걸 어떡해…모두 펀해 앉아있으면서 밥벌이는 하는지 모르겠다며 모질 안스러운 표정을 짓고 누군가 떨어뜨린 마스크를 선뜻 주어서 쓰레기통에 버려주는 저이는 천사~나는 언녕 보고 있으면서도 다치기가 싫어서 외면하고 있는데…지금은 대충 밥 먹고 사는데 만족하지만 이제 모든 게 뻥 뚫리면 돈도 왕창 벌게 될 거라는 확신으로 하루하루를 지탱해간다는 것도 물론 알겠지…건들건들 가을바람에 모든 근심걱정 실어보내고쨍~하고 해뜰날이여 어서 오너라…또 심심해서 횡설수설…3,“아재 여기 쌀 파는 데 어디요?”“요길루 꼬꼬지 막히는 데까지 가면 됨다…”된장매대가 바로 앞인데 또 된장 파는 데 어딘가 물어봄다.“된장 사겠슴두?”된장각시가 해맑게 웃으면서 말을 건네자 통쾌하게 터지는 웃음..아직은 일찍한 시간인데 지팡이를 짚은 폴더할무이가 오터만캐릭터가 너무 귀여운 책가방을 메고 기저귀 파는 데가 어딘가 물어봄다. (아마두 손군이 메다가 한쪽에 밀린 가방이겠습지머..)요 뒤 줄에 있다고 손으로 가르키고 할 일을 하는데 어째 마음 한구석이 짠하잼까?혹시나 저 휘청거리는 할무이가 당신이 필요한 기저귀를 사러 오신 건 아닐가?아직두 말짱한 할무이를 너무 앞서 생각하는 고추가루 아줌니가 문젠지?새파랗게 말린 무말랭이를 둬 줌 얻어가졌는데 갑자기 요맘때면 말랭이며 햇잡곡이며를 메고 지고 이고 연길시내 행차를 뻔질나게 했을 우리 꽃뿌리 죽순여사님 생각에 울컥해짐다.폴더할무이를 보면서 내 엄마 생각…4,손님들이 고추가루를 사느라고 앞에 섰음…하필이면 이 관건적인 시각에 파리씨 한마리가 고추가루를 여기저기 스치면서 분주한 양 하잼까?외지에서 온 듯한 끌끌한 아즈바이들이 그냥 아무거나 푹푹 퍼달라길래 씬~나게 봉지에 퍼담느라 파리 나는지 뱅기 나는지 내사 살필 새가 없었지요. 개구리가 동면한 지도 언제인데 이눔의 파리새끼는 추운 줄도 모르고 나래를 펴는지?옆에서 보고 있던 눈치 빠른 춘란이가 잽싸게 손을 날려 쫓아내느라 하는데 날개 있는 파리가 더 빠르게 피하는 걸 어쩔 수가 없었지요..모른척하고 봉지에 담느라하는데 지들끼리 하는 말이 너무 재미있었슴다.“苍蝇不怕辣?”(창잉부파라?: 파리는 매운 걸 무서워 안하나?)“是朝鲜族苍蝇吧?”(쓰 초쌘주창잉바?: 조선족 파리갰지므.)밴질밴질 깔끔한 차림의 아즈바이들이 파리 땜에 확 가버리는 줄 알았는데 꾹 참고 사가지고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파리새끼를 밖에 모셔내가자 했는데 그 손님들이 떠나자 어디로 증발했는지 보이지도 않으니…꽁꽁 숨어라,오래오래 살아라…파리야~5,가을비가 차거웁게 주룩주룩…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날이다. 칼칼한 김치전을 부쳐놓고 막걸리 한잔 마시면서 “막걸리 한~잔~” 한곡 길게 뽑으며는 좋으련만..아니면 다 때려치고 수다쟁이 아줌니들과 씬나게 즐겨볼가나? 기억조차 사라진 찜질방에 가서 땀을 쫙 빼고 차맛이야 어떻든 오래오래 죽치고 앉아있어도 축객령을 내리지 않는 골목차집에 가서 “낙엽이 가는 길” 노래랑 들으면서 고상하고 우아하게 자아도취를 해볼가나?주머니가 넘치고 마음이 여유가 있어야 말입지머… 손님이 있거나 없거나 눈을 땡그랗게 치켜뜨고 애매한 폰으로나 동네마실을 하면서 묵묵히 일터를 지키는 게 기본정치입지머..시장이 되게 조용함…맞은켠에서 쏙닥거리는 소리가 다 들림다. 의란의 뉘네 별장에 가서 하마탕을 끓여먹자는데 그리 좋은 안주에다 따뜸하게 빼갈도 한잔 빠질 수 없담다. 한잔 걸치면 운전은 대리 부르는 게 필수니 돈이 아까워서 차라리 가까운 집에 가서 날을 새자는 소리…(끓여놓으면 네각을 쫙 뻗은 하마가 징그럽고 무섭기만 하던데 몸에 좋다니깐 무서운 대로 다 드신담다.)쓸 때는 손이 크게 팍팍 쓰고 아낄 때는 한푼도 아끼는 게 시장상인들의 특점인 것 같슴다…ㅎ집에 갈가?내일 새벽달이 기울 때까지 같이 수다를 떨 동지들한테 전화를 걸어볼가?어영부영 하다가 집 갈 때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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